지분투자해 '키스방' 운영한 일당 적발 연합뉴스


얼굴은 참 앳되었지만, 업소에서 제공한다는 의상은 아찔했다.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A양과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 시시콜콜한 얘기가 몇 마디 오간 후 난 그녀에게 키스방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양옆으로 방이 빽빽한 좁은 복도를 따라 구석진 '4번 방'으로 안내를 받는다. 방은 3인용 소파와 작은 테이블만으로 가득 찰 정도로 아담했고 구강세척기, 물티슈, 휴지 등이 눈에 띄었다. 직접적인 성기 접촉이 없을 뿐 유사성행위와 다를 바가 없었다.


네온 불빛이 거리를 뒤덮은 시각, 키스방은 더 노골적인 본색을 드러냈다. 동래구의 한 업소를 방문하자 현장에서 매니저를 선택할 수 있었다. 5분 뒤 속옷 차림에 남성 와이셔츠만 입은 아찔한 의상의 B 씨가 들어왔다. 그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단골손님에게는 손님의 요구에 따라 키스 수위를 넘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유흥주점 및 불법 성매매 업소를 통한 n차 감염을 걱정하고 있다. 또 몰래 영업을 하다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감염경로 추적은 더욱 어려우므로 방문 자체를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늘도 수많은 남성들은 돈을 내며 지퍼를 내리고 있다. 그러한 남성들에게 성매매여성 '라기'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여성부 소속 여성폭력방지중앙점검단의 홍종희 검사 역시 "변종 성산업 규제를 위해 처벌 성매매 개념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키스방에 대한 법적 규제방안이 논의 중임을 밝혔다.


그는 한 구두 매장의 진열대를 넘어뜨려 부수고 매장 앞에 대(大) 자로 드러누워 행패를 부리며 떠들썩하게 만드는가 하면, 고객 상담실까지 찾아가 백화점 서비스에 대해 항의하는 영상까지 직접 촬영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구두 매장 매니저 박 씨는 "아무 생각도 못 했어요. 한 시간 좀 넘게 그냥 멍했던 것 같아요. 그냥 널브러져 있는 거만 바라보고 있었어요"라며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 4월 일본 주간여성은 소노 감독이 여배우들에게 자신의 영화에 출연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영화계 관계자들과 피해 연예인의 익명 증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그렇지만 지금도 키스방 웹사이트에 매니저 출근명부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단속 후 업주에게 관련 법 규정을 적용해 넘긴 상태”라며 “경찰에서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내릴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 폐쇄가 이뤄지지 않을 시 지속해서 단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영배 국회의원 지역 사무소 측은 “행정처분 권한이 없는 건 지역구 의원도 마찬가지”라며 “행정처분 권한을 가진 구청에 사안을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인권'이란 단어와 함께 내가 키스방에서 만났던 A양을 떠올린다. 그녀는 '자발적 선택'을 해서 키스방에 온 것이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5년이 지났지만 본격적인 성매매 업소 대신 안마방, 대딸방, 키스방 등 새로운 변종 성매매 업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중 성매매방지법의 적용을 받는 안마방 대딸방 등과는 달리 법 적용을 안 받는 키스방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1048호 보도). 1년 새 무려 20곳의 지점을 갖춘 체인점까지 등장할 정도. A씨는 이 과정에서 손님들의 휴대전화번호와 업소 방문일시, 종업원, 금액 등 민감정보를 수집해 PC에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업소가 개인 민감정보를 수집하고 이러한 정보를 동종업체끼리 공유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키스방 등의 불법 성매매 업소는 코로나19 관리 감독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해당 업소에서는 술 접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타액을 섞는 등의 신체접촉이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까닭이다. 입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을 해도 폐쇄된 공간에 들어간 뒤에는 통제가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몰영을 하는 업소는 당연히 QR코드도 찍지 않아 실제 확진이 발생했을 시 동선 추적도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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